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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제 768 호 대학 졸업까지 걸리는 시간, 왜 길어지고 있나

  • 작성일 202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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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253
김건우

  대학은 흔히 4년에 걸쳐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졸업하는 곳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실제 대학 생활을 살펴보면 모든 학생이 입학 후 4년 안에 졸업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본교에서 학업을 잠시 멈추고, 휴학하거나 교환학생을 다녀오는 학생들도 있고, 취업과 자격시험 등을 준비하기 위해 졸업 시기를 늦추는 학생들도 있다.


  대학 생활에서 ‘4년’이라는 시간은 정해진 기준처럼 보이지만, 그 기간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시간인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진로를 탐색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졸업 이후를 준비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어떤 이유로 대학 졸업을 미루고 있으며,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4년제 대학, 실제 졸업까지는 5년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그래프 (사진: Chat GPT 활용) 


  대학생의 졸업이 늦어지는 배경에는 휴학이나 졸업 유예 등 여러 요인이 있다. 특히 대학 재학 기간을 자기 개발이나 취업을 위해 활용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자격시험을 준비하거나, 교환학생을 다녀오거나, 취업에 필요한 경험을 쌓기 위해 학업을 잠시 멈추는 것이다. 


  통계청의 ‘2025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청년층 대졸자 가운데 휴학 경험자는 46.4%로 나타났다. 실제 졸업까지 걸리는 시간도 4년을 넘어선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층 대졸자의 평균 졸업 소요 기간은 4년 4.4개월이었다. 특히 4년제 대학 졸업자의 평균 졸업 소요기간은 5년 0.5개월로 나타났다. 또한 재학 또는 휴학 중 직장 체험을 한 청년층 대졸자는 43.2%로 나타났다. 대학 생활 중 졸업 이후를 위한 경험을 쌓는 학생들도 적지 않은 셈이다.


  졸업 이후에도 취업을 위한 시간은 이어진다. 동일 조사에서 청년층 졸업자가 첫 취업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11.3개월로 나타났다. 대학을 졸업한다고 해서 곧바로 취업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졸업 전후로 진로와 취업을 준비하는 시간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의미다. 


  결국 대학생에게 주어진 ’4년‘은 수업을 듣고 학점을 이수하는 시간만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진로를 결정하고 자격과 경험을 준비하는 과정까지 대학 생활에 포함되면서, 학생들은 자신의 목표에 따라 졸업 시기를 조정하기도 한다. 


"졸업보다 준비가 먼저" — 실제 휴학생의 이야기


  글로벌금융경영학부 23학번 박세진 학우는 조금 다른 이유로 휴학을 택했다. 회계 분야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세무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휴학을 결정했다. 휴학을 앞두고는 '과연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도 컸다고 말했다. 매일 학원에 다니며 세무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고립감과 불안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학교의 시험과 과제에서 벗어나 하나의 목표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졸업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후회하지 않는다”며, "조금 늦어지더라도 확실한 성과를 만들어서 졸업하는 게 훨씬 더 나은 판단이고, 휴학하기 전 휴학 기간을 무엇으로 채울지 목표를 먼저 세웠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는 휴학을 "쉬어가는 멈춤이 아닌, 다음 단계를 향해 나만의 속도를 찾아 뛰어가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자격증 공부 사진(사진: 박세진 학우 제공)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한세은 씨는 진로에 대한 고민을 이유로 휴학을 결정했다. "졸업 전에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고, 가능하면 진로도 좀 더 구체화하고 싶었다"는 것이 그가 밝힌 이유다. 휴학과 동시에 공공기관 계약직으로 채용된 그는 약 10개월간 근무하며, 애초 계획했던 자격증 취득이나 여가 활용과는 다른 고정된 생활 패턴 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는 "쉬고 싶어서 휴학한 건데 생각보다 쉴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면서도 "미리 경험해 본 것 자체는 좋았다"고 말했다.


 길어진 대학생활, 개인의 선택인가 사회의 변화인가


  교육부 자료를 보면 학사학위취득유예생은 2025년 기준 전년 대비 15.8% 증가한 2만 769명에 달했고, 한국교육개발원의 '2023 교육통계 분석자료집'은 1980년과 비교했을 때 2022년 남학생 휴학률이 2.2배, 여학생 휴학률은 12.9배 늘었다고 밝혔다. 휴학의 목적 역시 과거 학비 마련이나 병역 문제에서, 최근에는 자격증 취득이나 인턴십, 진로 탐색 등 이른바 '전략적 휴학'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추세다.


  문제는 이렇게 늘어난 재학 기간이 결코 공짜가 아니라는 점이다. 한 학기를 더 다니는 데는 등록금과 생활비가 고스란히 들어가고, 그만큼 취업과 소득이 늦어지는 시간적 손실도 뒤따른다. 취업 준비가 길어질수록 불안감이 커지는 것도 부담이다. 앞서 살펴본 박세진 학우의 고립감과 불안감 역시 이런 부담의 한 단면이다.


  그러나 두 학생의 이야기가 보여주듯, 휴학이 반드시 부담으로만 남는 것은 아니다. 학교라는 정해진 트랙에서 잠시 벗어난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방향을 다시 찾는 계기가, 누군가에게는 목표에 온전히 몰입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대학은 이렇게 달라진 학생들의 생애 주기를 어떤 방식으로 뒷받침해야 할까. 일부 대학은 졸업을 유예한 학생들에게 1대1 취업 컨설팅이나 취업박람회 참가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국회에서도 모든 대학이 졸업유예제도를 의무적으로 운영하도록 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가 학생 개개인의 사정과 속도를 얼마나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는다. 


대학 생활, 4년이라는 정답은 없다


  대학 생활이 반드시 4년 안에 끝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세은 씨와 박세진 학우의 사례처럼, 각자가 처한 상황과 목표에 따라 학교를 떠나 있는 시간의 의미도 달라진다. 다만 이 변화를 단순히 개인의 선택으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정규 학기 안에 진로를 확정하기 어려운 취업 시장의 현실과, 졸업 요건 이상의 스펙을 요구하는 채용 환경이 맞물리면서, 많은 학생들이 휴학과 졸업 유예라는 우회로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졸업 시기가 늦어지는 현상은 개인의 게으름이나 우유부단함의 결과가 아니라, 대학과 취업 시장 사이의 간극이 만들어낸 구조적 변화에 가깝다. 학생 개개인에게 '더 빨리, 더 확실하게' 준비하라고 요구하기보다, 대학이 이 변화한 흐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뒷받침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함께 이뤄져야 할 때다.

 

김건우 기자, 김가연 수습기자